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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50대 연기자 그룹'의 연극 레미제라블

-관록있는 배우들이 전하는 정통 연극의 파워 11월 30일부터 12월 18일까지 대학로 아르코 대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레 미제라블’은 정통 연극의 파워가 돋보이는 무대였다. 7세 아역 배우부터 70대 배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출연진들이 외치는 “우리는 레미제라블”이란 구호는 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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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있는 배우들이 전하는 정통 연극의 파워

11월 30일부터 12월 18일까지 대학로 아르코 대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레 미제라블’은 정통 연극의 파워가 돋보이는 무대였다. 7세 아역 배우부터 70대 배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출연진들이 외치는 “우리는 레미제라블”이란 구호는 묘한 힘을 발산했다. 빅토르 위고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와 예술인들의 안타까운 삶과 현실이 오버랩 돼 더욱 그러했을지 모르겠다.

50대 연기자 그룹이 정통연극 시리즈로 올린 연극 ‘레미제라블’은 빵을 훔친 죄로 19년을 복역한 뒤 미리엘 주교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장발장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레미제라블’은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이란 뜻. 전과자에게 보내는 사회의 배척과 멸시로 인해 좌절하는 장발장은 마리엘 주교의 고귀한 사랑으로 새사람이 되고, 시장으로까지 출세하게 된다.

작품은 프랑스 대혁명 직전 혁명정신과 노동자와 농민들의 저항 정신,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애를 다루고 있다. ‘장발장’이라는 한 죄수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민중의 가난과 고통, 시민혁명 등 다소 무거운 주제 안에 21세기 현실과 통하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어 오늘날의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3시간이 넘는 대작이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다. 연극이지만 중간 중간 노래가 삽입 돼 흥을 돋우고 주제를 암시해주기 때문이다. 죄수들의 노역장면, 바리케이드 장면과 같은 비장한 장면도 있지만 젊은 남녀들이 살랑 살랑 봄바람 부는 장면을 로맨틱하게 그려낸 장면도 섞여있어 관객들이 숨고를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거대한 바리케이드, 마리우스의 방, 테나르디에 여관집, 파리의 지하 하수구로 순식간에 바뀌는 무대 장치도 극적효과를 높였다. 흔히 소극장 무대에서 상징적으로만 꾸며지기 마련인 무대를 대극장 무대에서 레일 및 공중 연결 장치등 다양한 장치로 연출해 관객들의 눈을 붙잡았다.

원작을 모르는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원작을 깔끔하게 연극적으로 전달한다. 여공으로 살아가다 뼛속까지 속물인 귀족에게 버림받고 미혼모의 신분이 돼 공장에서 쫓겨난 채 결국 매춘부로 전락한 팡틴의 삶과 죽음. 팡탄의 어린 딸 코제트의 현실적 어려움, 법과 제도를 맹신하는 자베르 경감과 ‘장발장’의 갈등적 삶, 장발장의 수양 딸이 된 코제트와 공화주의자 마리우스의 사랑, 공화파와 왕당파의 갈등, 혁명사상에 물든 딸의 약혼자 마리우스로 인해 혁명에 휘말리게 되는 장발장 이야기가 곳곳에 유연하게 배치됐다.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정부군과 맞서는 민중봉기의 현장에서 장 발장의 숭고한 인간애는 죽을 위험에 처한 마리우스의 목숨 뿐 아니라 쟈베르의 목숨까지 구하게 된다. 자신이 믿었던 신념 때문에 자살하게 되는 쟈베르, '법의 집행'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지점이다.

삶의 비애를 선과 사랑으로 끌어올린 연극 ‘레미제라블’은 젊은 연극인들의 열정과 노장 연극인들의 관록이 합쳐져 최고의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준 테나르디에 부부(김춘기 김용선), 신부는 고자질을 하지 못한다고 앙증맞게 받아치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몰고간 신부(한필수)등으로 인해 흔히 정극에서 꾸벅꾸벅 졸기 쉬운 어르신 관객들이 ‘호호’ 거리며 즐겁게 극을 관람했다.

박장렬 연출 국민성 작가(각색)가 참여했다. 빅진규 작곡가의 손길이 닿은 노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과는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공연전문 기자 정다훈 (otr@ot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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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뉴스
  •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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