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안무공모 프로젝트 [스텝업]

■ 현대무용 레퍼토리의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 <스텝업>

 
황수현 ‘검정감각 360’ | 임샛별 ‘안녕하신가요’ | 김찬우 ‘하드디스크’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남정호)은 국내 안무가들에게 ‘창작 레퍼토리 개발의 기회’를 마련하는 프로젝트 <스텝업>을 공연한다(7월 10~1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올해로 3년째 실시하는 <스텝업>은 국립현대무용단의 안정적 창작 시스템을 통한 지속가능한 레퍼토리 개발이 목적이며 이를 위해 신작이 아닌 기존 창작물이 보완 작업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유튜브와 네이버를 통해 매일 온라인 생중계되며, 티켓 오픈 여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방침에 따라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 <스텝업> 온라인 생중계 정보 
일시
온라인 생중계 채널
7월 10일(금) 오후 7시 30분
유튜브 국립현대무용단 채널 https://www.youtube.com/34721420
7월 11일(토) 오후 3시
7월 12일(일) 오후 3시
네이버 V Live, 국립현대무용단 채널 https://tv.naver.com/kncdc
 
올해 <스텝업>에서는 총 3편의 작품이 펼쳐진다. 황수현 안무가의 ‘검정감각 360’, 임샛별 안무가의 ‘안녕하신가요’, 김찬우·최윤석 연출의 ‘하드디스크’가 무대에 오른다. 올해 <스텝업>은 공모방식을 벗어나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 추천을 통해 최종 작품을 선정했다. 최근 주목받는 창작자들의 작품을 국립현대무용단 플랫폼을 통해 선보임으로써 각 작품의 선명한 주제의식을 발전시켜 다양한 예술적 시각으로 현대무용에 대한 다채로운 흥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당초 임지애 안무가의 ‘산, 나무, 구름과 호랑이 ver.0’도 공연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임지애 안무가 작품은 2021년으로 연기되었다. 

 

안무가의 선명한 주제의식을 발전시켜 완성도 높은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프로젝트인 <스텝업>에 선정된 작품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소개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지난 2019년 <스텝업>에서 소개된 최강프로젝트의 ‘여집합_강하게 사라지기’는 올해 4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스프링 포워드 축제(Spring forward Festival)의 온라인 공연에 참가하였고 무대공연은 내년 5월 그리스 스프링 포워드 축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황수현 '검정감각 360' ⓒ옥상훈
임샛별 '안녕하신가요' ⓒVojtech Brtnicky Tanec Praha
김찬우 '하드디스크' ⓒ이정우

■ ‘검정감각 360’ : 신체의 감각을 증폭시키는 암흑

 
‘검정감각 360’은 2019년 초연된 ‘검정감각’의 확장판으로, 안무가 황수현은 이번 공연에서 소리의 울림과 자취를 통해 공간의 깊이와 무게, 밀도, 텍스처의 층위를 더하고자 한다. 관객은 눈을 감은 퍼포머의 시선으로 무대 공간을 감지하고, 이때 눈이 아니라 피부에 닿는 미세한 촉각자극으로 감응하는 공연을 제안 받는다.
안무가는 극장 공간에 퍼지는 소리와 잔음, 진동을 통해 객석에 기묘한 멀미감이 번지도록 의도하였다. 여기서 관객은 익숙하지만 낯선 ‘검정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황수현은 이 작품에 대해 “공연 예술에서 신체를 매개로 하는 작업은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밝혔다.
 
“퍼포머들이 눈을 감고 소리를 사용하는 것. 황수현이 ‘검정감각 360’을 시작하며 떠올린 간단한 아이디어는 무용수로서 오랜 경험 이후 안무가로서 작업을 시작하며 던진 최초의 질문과 맞닿아 있다. 춤을 추는 것과 춤을 보는 것 사이의 감각적 괴리는 어디에서 빚어지는 걸까? 특히 춤을 보는 것의 감각적 불능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본다는 것은 꼭 눈의 문제가 아니라, 촉각과 청각 등의 다른 감각이 될 수 있어요.(황수현)’ 그래서 우선 무용수들이 눈을 감게 했고, 관객에게 움직이는 모습의 ‘시각적 형태’가 아니라 눈을 감은 상태에서 더욱 예리해지는 다른 감각을 추체험하도록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을 감은 상태를 경험적으로 알고 눈을 뜬 채로도 그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무용수들의 신체 감각에 이입한 관객은 상상적으로 눈을 감는다.” -미술비평가 김정현

■ 안무가 황수현

황수현은 퍼포밍과 관람 행위 사이에서 신체 경험이 작동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감각과 인지에 대해서 깊이 탐구해왔다. 2016년 국립현대무용단X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프로젝트 ‘예기치 않은’의 ‘I want to cry, but I’m not sad’ 공연은 눈물의 매커니즘을 찾으려는 시도로서 울음과 슬픔 사이, 감각과 감정 사이의 연결고리와 틈을 동시에 포착하는 작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9년 서울변방연극제에 초청된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에서는 무용수의 신체 감각이 즉각적으로 전이되는 과정 자체를 공연으로 만들어, 안무가가 천착해 온 감각 시리즈를 독특하고 선명한 언어로 구현하였다. ‘검정감각 360’은 이 감각 탐구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무용수의 신체를 매개로 울려퍼지는 소리 진동과 극장 공간이 공진하며 생성되는 감각을 선보이려 한다.

■ ‘안녕하신가요’ : 감정노동자의 감정을 돌아보기

 
‘안녕하신가요’는 2016년 선보인 ‘HELLO’를 발전시킨 작품으로, ‘HELLO’는 스페인 마스단사 무용축제 ‘안무가상’ 수상 이후 체코·헝가리·이탈리아의 주요 현대무용페스티벌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임샛별은 ‘안녕하신가요’에서 타인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인사방식을 통해 각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외적 상태와 내적 심리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작품은 감정노동에 내재된 다양한 문제를 짚으며 관객의 감정을 재조직하고 인식전환을 제시한다.
임샛별은 “핀마이크를 사용하여 감정노동자들이 감추고 있는, 나타나지 않는 그 감정과 무용수들이 공연 중 아주 호흡이 가쁜 상태에서 참아야 하는 이미지를 연결해 표현했다”고 작품에 대해 말했다.
 
“안무를 짤 때 강요된 감정을 전시해야 하면서도 솔직하고 내밀한 감정은 숨겨야만 하는 노동자들의 실제 딜레마를 의식하면서, 또한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터뜨리지 않고 참아내면서 현실을 겪어내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감정을 넘치게 제시하는 것이 아닌 절제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안무가는,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손쉬운 위안을 얻어가기보다는 오히려 지금 상황 자체에 대한 인식을 새삼 더 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했다. 회사나 공장 바깥으로 나가야만 갈 수 있는 춤의 세계로 향하지 않고, 일하는 그 자리에서 강요된 감정과 싸우면서 스스로 춤이 된 이들을 무대로 접했을 때, 관객 역시 ‘지금 세상은 정말 괜찮은 건지, 나는 안녕한지’를 스스로에게 물을 줄 아는 ‘사람’으로 있을 수 있으리란 기대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비평가 양경언

■ 안무가 임샛별

임샛별은 영국의 아크람 칸 무용단에서 약 3년간 무용수로 활동 후 LDP 무용단에 입단하여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인 이슈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온 그는 2014년 첫 번째 안무작으로 감정노동의 애환을 담은 ‘견딜 수 있겠는가’를 발표, 2016년 이 작품을 더욱 발전시킨 ‘HELLO’로 스페인 마스단사(MASDNAZA) 무용축제에서 안무가상을 수상, 무용수뿐 아니라 안무가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이탈리아, 체코, 헝가리 등 유럽 투어 공연과 2018년 서울세계무용축제의 동아시아무용플랫폼(HOTPOT)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안녕하신가요’는 ‘HELLO’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감정노동자의 감정을 더욱 표면으로 드러내면서 연출적인 부분 또한, 업그레이드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 ‘하드디스크’ : 신체와 환경이 겪는 마찰을 드러내다

 
“허리에 가장 좋은 자세도, 가장 나쁜 자세도 없다.
오랫동안 한 자세를 유지한다면 그것이 가장 안 좋은 자세이다.”
 
몇 해 전, 허리 디스크 질환을 겪으며 불현듯 김찬우의 일상은 일시 정지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부분 시간을 누워 보내야 했던 김찬우는 움직임의 자유를 잃었다는 자신의 운명에 절망하다가도 여전히 주변에 잠복해 있을지 모를 예술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드디스크’는 김찬우가 질병을 얻기 이전과 이후의 삶을 그가 수행해 온 작업을 통해 반추하고 위태로운 신체에서 비롯되는 움직임의 감각을 상기한다.
공동연출을 맡은 최윤석은 “절망에 빠져있는 순간에서도 예술적 가능성을 계속 타진하고 실천하는, 자신한테 주어진 제약에서 작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김찬우·최윤석 작가는 ‘하드디스크’에 대해, 허리를 다친 미술작가라는 것 외에 특별할 게 없는 ‘아무도 아닌 사람’ 김찬우의 덧없고 사소한 행위들을, 그야말로 ‘김찬우’스럽게 소개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위화감 없는 자연스러움. 무언가를 애써 만들어내기보다는 그저 김찬우 본인의 과정에 열중하고 있을 것이므로, 누군가에겐 여전히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은 채 소개에 그치고 말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윤석 작가는, ‘소개만 하는 시간’이 지속되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하드디스크’의 ‘힘’일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덧없고 사소하더라도 혹은 덧없고 사소하기 때문에, 그 계속되는 묵묵함이야말로 누군가가 들여다 봐야할 이유가 될 것이라고.” -신촌극장 대표 전진모

■ 연출가 김찬우 · 최윤석

김찬우(사진)는 조형예술을 전공, 미술 작가로 활동 중이다. 숟가락을 던진 뒤 떨어진 방향대로 끝까지 걸어가 보는 ‘쑥가라’(2014) 등 호기심에 직접 부딪히며 해결해나가는 자신의 모습을 담는 영상 작업을 지속해왔다. 작업이 전시장에 걸렸을 때 생명력을 잃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던 그는, 2019년 신촌극장에서 ‘하드디스크’를 공연하면서 무대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관객들에게 직접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게 되었다.
공동연출을 맡은 최윤석은 2019년 신촌극장에서 초연한 ‘하드디스크’의 기획자이다. 파쇄된 메모지, 홈비디오 속 곧 삭제될 장면과 같이 누락되고 소멸되어가는 것들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자 한 ‘이게 아니었는데’(2017) 등 영상,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며 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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