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행 속에서 숭고하게 피어나는 인간의 삶 –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글- 김은균 복지tv 기획프로듀서
 
5년 만에 내한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은 이제는 완벽한 앙상블을 갖추었고 배우들의 기량은 무르익었다. 배경은 1482년 파리이고 극을 이끌어가는 나래이터인 시인 그랭구아르가 배경을 설명한다. 그는 인류가 역사를 성당의 건물에 새겨왔음을 말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봉건귀족과 교회의 타락으로 중세 사회가 무너지고 르네상스의 기운이 퍼지는 15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세 남성 ‘콰지모도'(노트르담 대성당 종지기), ‘프롤로'(주교), ‘페뷔스'(근위대장)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은 ‘Song-Through’로서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뮤지컬이다.
또한, 노래하는 배우와 무용수가 완벽히 분리되어 있고 원작의 깊이를 잘 전달하고 있으며 철학적인 내용에 비해 무대는 극히 상징적인 장치로 시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매력은 극 중 해설자이자 파리의 음유시인 역할인 ‘그랭구와르’의 서곡을 시작으로, 51개의 넘버가 쉴새 없이 이어진다.
 
주옥같은 넘버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첫 손꼽히는 매력 요소다. 이 작품의 상징곡으로 자리매김한 ‘대성당의 노래’를 비롯 콰지모도와 프롤로, 페뷔스가 에스메랄다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따로 또 같이 노래하는 ‘아름답다’, 에스메랄다가 사랑을 위해 이 생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살리라’ 등이 가슴에 짙은 여운을 남긴다.
 
프랑스 샹송 특유의 유려한 딕션과 넘버들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슬픔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그랭구아르 역의 리샤르 샤레스트의 가창력이 돋보인다. 샤레스트는 2005년 서울 공연부터 그랭구아르 역할을 맡아 지금까지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만 1,150회 이상 공연한 베테랑이다. 1998년 프랑스 초연이 대성공한 비결도 넘버에 있었다. 당시 작품의 OST는 17주간 프랑스 음반차트 1위에 랭크됐다. ‘아름답다’는 44주간 프랑스 가요차트 1위를 차지했고 싱글앨범만 300만 장 판매됐다.
 
독창적이면서 파격적인 안무 역시 노트르담 드 파리의 힘이다. 댄서와 아크로바트, 브레이커로 구성된 무용수들은 현대무용, 아크로바틱, 비보잉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이들의 춤은 즉흥적인 동작이 많은데 칼군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춤 덕분에 집시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한층 살아난다.
 
특히 1막 중반부 페뷔스가 에스메랄다와 약혼녀 사이에서 갈등할 때 그의 내면을 춤으로 표현한 장면과 무대 위에 설치한 3개의 대형 종에 매달려 선보이는 고난도 동작이 압권이다. 무용수 중에는 한국인도 6명 포함되어 있다.
 
“노래해요, 에스메랄다.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의 시신을 끌어안고 울부짖듯 노래하는 장면을 끝으로 뮤지컬의 막이 내렸다. 그리고 이어진 커튼콜. 전 출연진이 손을 맞잡고 ‘대성당의 시대’를 합창했다. 이들의 표정에서는 코로나팬데믹 속에서 공연하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관객들은 함성을 속으로 삭이고 아주 뜨겁게 박수를 쳤다. 연일 가파르게 위용을 떨치고 있는 코로나 펜데믹의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삶은 지속하여야 하듯이 공연 역시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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